원래 게임을 존나 좋아했던 놈이였음.
원래는 전략 겜 주구장창하다가
철7 조금하고 군대 갔는데
군대에서 사고가 나서 다리를 못 움직이게 됐음.
그 와중에 아무 보상 못받고 강제 전역해서
스트레스 엄청 받아서 살자까지 생각도 했음.
근데 철권 8이 딱 나온거임.
철권을 보면 내가 왼발을 누르면 왼발을 쓰는 기술이 나가고,
오른발을 누르면 오른발을 쓰는 기술이 나가잖음?
난 하다못해 그게 너무 부러웠음.
지금 보면 좀 미친놈처럼 보이는데 그 땐 너무 절박했음.
현실에서는 못 움직이는데, 게임에서는 움직였거든, 내 캐릭이.
자유자재로, 일반인도 따라하기 힘든 그런 자세로.
우리 어렸을 때 격투 게임 즐기고 오아~ ㅇㅈㄹ하면서
붕권같은거 따라 한적 있잖음?
그냥 그게 부러웠음. 일종의 감정이입을 한거 같음.
어렸을 때를 생각한 것처럼, 철권 8을 존나 하기 시작했음.
좀 병신 같은 썰도 하나 있는데
철권 8 키고 프렉티스 들어간 다음에 폴 선택하고
붕권 10번 쓰고 병신 같이 울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
난 못 움직이지만 내 캐릭은 움직일 수 있는게, 너무 좋았거든.
와구, 철산고 쓰면서 존나 병신같이 질질 짬 ㅋㅋㅋㅋㅋㅋㅋ
ㄹㅇ 밥만 먹고 철권만 했음. 전역한지 얼마 안되서 그런 것도 있고.
이거라도 붙잡아야 좀 살 수 있었던 거 같았음.
한 판하고 지면 리플 돌리고, 왜 졌는지 미친듯이 분석하고,
승급하면 세상 살거 같은 기분에 강등하면 개같은 기분 느끼고,
상대방이 지른거 쳐맞으면 피가 거꾸로 솟고
완벽하게 이기면 기분 개 째졌음.
ㄹㅇ 철권하면 좃같은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음.
일종의 쉼터가 생기다보니깐 현실도 직시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많이 좋아졌고
그러다 보니깐 재활도 많이 할 수 있게 됐고,
물론 재활 끝나면 철권 엄청나게 했고.
ㄹㅇ 시궁창 같은 삶이 점점 나아지더라.
이제는 왼쪽 다리 움직일 수 있어서 재활 계속 하는 중임.
이제 카즈야 신삼단 중에 1타 쓸 수 있음.
누군가는 좃같은 게임이라고 스틱 집어 던지고,
누군가는 뭔 이상한 10선으로 난리 치는데,
꼭 철권이 부정적인 영향만 끼치는 게임은 아님.
이건 어제 승급한 짤임.
내가 목표했던 계급에 도달하니깐 삶에 의욕이 생기더라.
내가 글 쓰는게 부족해서 좀 횡설수설 했는데,
아무튼 갤럼들 존나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