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10년 넘게 발달하며 어떤 부품은 더 작아지고, 어떤 부품은 더 커지고
어떤 부품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사용자에게 직접적인 피드백을 전달해주는 진동모터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해왔고, 그 내용과 몇가지 오해에 대해 설명해보고자 이 글을 쓰게 됐어.
1. ERM (Eccentric Rotating Mass) 진동모터
ERM 진동모터는 가장 원초적인 진동모터로 소형 전자기기부터 초대형 기계까지 다양한 기계에서 사용하고
전력을 공급했을 때 본체의 모터가 회전하며 비대칭으로 장착된 추가 회전하며 진동을 주는 방식으로 작동해.
구조가 매우 단순하고 가격 또한 매우 저렴하지만 모터가 회전할 때까지 가속이 필요해 응답속도가 상대적으로 매우 느리며
회전속도를 조정해 진동의 간격은 조정할 수 있지만 진동 그 자체의 강도는 조절할 수 없어 피드백이 매우 좋지 않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게다가 원초적인 ERM 모터는 진동을 내기 위해 추가 회전할 수 있는 일정 두께가 필요했기에
두께가 얇아야 하는 스마트폰에서는 그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고, 그 다음으로 사용한건
얇은 두께의 전자기기에서 주로 사용하던 코인형 ERM 진동모터로 원통형 모터를 옆으로 눕힌 형태라고 볼 수 있어,
일명 코인모터라고 부르는 이 모터는 지금도 종종 볼 수 있는데
피드백은 매우 좋지 않지만 기본적인 진동만을 전달하면 되는 초저가형 단말에서 사용하고 있어.
2. Z축 리니어 진동모터
코인모터는 저렴하고 기본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었지만, 피드백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이후 스마트폰의 진동모터는 리니어 진동모터로 바뀌게 되는데, 초기의 리니어 진동모터가 바로 Z축 진동모터야.
사진만 보면 코인형 ERM 진동모터와 똑같이 생겼지만 내부는 전혀 다른데 비대칭 추가 회전운동을 하는 ERM모터에 비해
Z축 선형모터는 내부의 추가 상하운동을 하며 사용자에게 진동 피드백을 전달해줘.
리니어모터의 특성상 축이 길수록 다양한 진동피드백을 전달할 수 있는데
축의 길이가 스마트폰 두께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어 얇은 두께의 스마트폰에서는 피드백에 한계가 있었어
3. X축 리니어 진동모터
ERM 진동모터의 두께를 얇게 만들기 위해 눕히고, 망원카메라도 잠망경 형태로 눕혀서 고배율의 망원을 구현한 것 처럼
Z축 리니어모터 또한 더 나은 피드백을 위해 축을 옆으로 눕혀 좌우떨림의 형태로 변경시켰는데
이게 바로 X축 리니어 진동모터로 아이폰은 6s 부터 스마트폰에서 처음 탑재했다라고 유명한데
사실은 2011년 노키아 N9 라는 노키아 스마트폰이 처음 탑재하고 출시했기 때문에
아이폰이 최초의 X축 진동모터 사용 스마트폰은 아니야
하여간 X축 리니어 모터의 작동 구조를 보면 진동추가 모터 내부로 좌우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진동을 주게 되는데
이로 인해 스마트폰을 쥐었을 때 프레임에 전달되는 진동 피드백이 좋고 추의 무게나 크기에 따라 진동 피드백이 강한데다
상대적으로 축의 이동이 더 크기 때문에 Z축 모터보다 더 다양한 피드백을 줄 수 있어
현재는 X축 리니어모터가 거의 완성형에 가깝기 때문에 플래그십을 넘어
중급형 스마트폰까지 스마트폰 진동 모터의 표준이 되고 있지만
수직진동이라 바닥과 스마트폰을 수평으로 두었을 때도 진동이 전달되는 Z축 모터에 비해
수평이동을 하며 상하방향으로는 진동이 상대적으로 약해지는 탓에
아이폰도 최초로 탭틱 엔진을 탑재한 이후부터,
갤럭시에서도 Z폴드3 부터 최초로 탑재하면서 "진동이 약하다" 라는 오해를 받는데 실제 진동량은 X축 모터가 훨씬 강해
특히 X축 진동모터는 중국의 AAC 테크놀로지스에서 제작, 스마트폰 제조사에 판매하거나
스마트폰 제조사가 요구하는 사양대로 특별하게 맞춤형 제작을 하는 편인데
삼성의 경우 별개의 Z축 진동모터를 사용하다가 2021년 8월, 갤럭시 Z폴드3 에서 처음으로 X축 진동모터를 탑재하게 돼
당시 AAC 는 자사의 최고등급 진동모터를 갤럭시에 탑재한 것을 홍보하며
Z축 모터에 비해 소모전력 감소와 피드백 강화를 앞다퉈 자랑했는데
이 모터가 현재 갤럭시 S22, S23, Z Fold 4~5 까지 사용한 SLA0620 모터야.
SLA0620 모터는 삼성의 독점 모델이었고
출시 당시에는 AAC에서 가장 큰 전용 모터였지만
그 뒤로 AAC 에서는 더 높은 등급인 ESA 시리즈를 출시하고
CSA0916 을 원플러스에 독점 출시했지만 한국에서 알려진 것 처럼
SLA0620 크기도 작으면서 원가절감한 모델은 아니야
실제 가격차이만 보면 기존 Z축 모터에 비하면 수배, ERM모터에 비하면 10배 이상의 가격차이가 날 정도고
다양한 진동모터가 탑재된 스마트폰이 있는 중국에서도 SLA 시리즈 중에선 가장 높은 평가를 하고 있으니까.
물론 AAC 2세대 진동모터 중 가장 좋은 모델임에는 틀림없지만
2021년 8월에 첫 탑재돼 벌써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만큼
삼성이 더 나은 진동모터를 공동개발, 혹은 독점구입해서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주었으면 하는게 개인적인 바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