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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이 고산병 고산병 거려서 푸는 고산병 걸려본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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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이었나 한창 배낭여행 중이었음
전에 올린거 기억나는지 모르겠지만 네팔 라오스 여행기 올렸던 놈임

나는 델리에서 28시간동안 버스를 타고 유명한 자살포인트를 구경한 뒤에 그곳에서 심라 - 마날리 - 레로 향하는 버스를 탔음
레가 뭐냐? 하는 놈들을 위해서 설명해보자면

다들 이 영화 본 적 있지? 이 영화 마지막에 란초가 살면서 애들 가르치고 살던 곳이 레에 위치한 판공 호수라는 데임

여기가 판공 호수 ㅇㅇ
그 외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오래된 미래>라는 책에도 소개된 지역임
당시에는 천국같은 샹그렐라로 유명했고 사람들도 순해서(사기 안 침) 유명했다
지금도 유명한 관광지임
이 영화에서 저기를 보고 중딩때 아 시바 배낭여행 가고싶다 했던걸 15년 걸려서 하게 된 나한테는 목표같은 지점이었음

문제는 저기 가려면 속 편하게 델리에서 2시간 비행기 타고 가면 되는데
나는 저기를 차타고 갔단 말이지?
52시간 걸렸다 구라 안치고
대기시간 버스 타고 가는 시간 중간에 산사태나서 도로에서 기다린 시간 다 합치니까 52시간 걸렸음

가는 중에 마날리에서 마지막으로 레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버스가 없다더라
산사태가 나서 대형 차량이 없댔음
그래서 택시기사들이 몰려와서 결국 현지인 아재 한 명이랑 쉐어링 해서 한 사람당 4만원 정도 내고 갔는데, 그게 22시간 걸렸다

마날리에서 거기까지 300키로 남짓이라 ㅈ밥으로 봤는데도 그만큼 걸림
길도 구불구불하고 중간에 푹푹 파져서 차가 속도를 낼 수가 없음

출발하기 전에 기사가 무슨 주황색 약 먹길래 뭐냐고 물어보려다가 안물어봤는데 그거 고산병약이었던거같음
하나 달라고 할걸...

암튼 차타고 갔음
풍경이 진짜 기가막힌데 문제는 11시간 탔나? 한밤중인데 뒷골이 어지간히 땡기는거
뒷골이 땡겨서 피곤한가보다 하고 잤는데 더 ㅈ같아서 깸
구역질나고 코피나도 눈도 못뜨겠고 근육통까지 콤보 ㅈ됨
내가 쒝쒝거리니까 운전기사가
헤이브라더왓츄어프러브럼? 인도 억양 ㅈ되게 물어봤는데
내가 판단력을 상실해서 제발 돌아가자고 그 말만 하는거임

운전기사는 나같은 사람 많이 봤겠지
물 주고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차 멈추더니 잠깐 쉬자고 바람 쐬라고 하더라
근데 너무 춥고 담배나 피워보려고 일어섰는데 다리가 휘청거려서 서있지도 못함 담배도 두모금 빨고 못 핌
븅신이지 산소가 부족한데 담배를 쳐 빠니까 ㅇㅇ

운전수가 현지인한테 대충 설명하는거 눈치 보니까
시간도 늦었고(밤길에 길이 어두워서 너무 위험했음) 저 한국인도 아파하니까 일단 아침까지 좀 쉬자는거
그러고 히터틀고 자는데 ㄹㅇ 뒤지겠더라
20분마다 깨서 끄으으... 끄으으... 거리고 다시 자고 깨서 끄으으 거림

운전수는 그 와중에 시끄러운 힌디 음악 틀면서 자길래 온힘다해 손가락으로 툭툭 쳐서 음악 꺼달라고 말함

담날 아침에(나는 출발한줄도 몰랐음) 기사가 운전을 하는데 급하게 멈춰달라고 한 다음에 토 존나 함
기사도 나 보면서 이새끼 빨리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는지 막 차를 밟는데
움푹 파인 데가 많다고 했잖아
급출발 급브레이크 준내 치는거 ㅠㅠ 수동차량을 그렇게 모는 사람 처음 봤음

지옥같은 52시간이 끝나서 레에 도착해도 힘이 쭉 빠짐
배낭 짊어질 힘도 없어서 쭈그려 앉아있으니까 현지인 아재가 나 보더니 의사한테 데려다서 약이랑 산소 마스크 사줌
산소마스크 딱 쓰니까 눈에 녹내장 퍼지듯이 뒷골 땡기는게 사라지는 느낌이 들더라
진짜 바로 사라짐

한 이틀 쉬고 저 호수로 갔음(거기까지 또 8시간 ㅅㅂㅋㅋㅋㅋㅋ)

밑에는 사진

운전기사가 실실 웃으면서 고산병 약 먹던 식당

마날리에서 레로 출발한 직후

마날리에서 레로 가는 길

여기가 레
티베트 문화권이라서 너네가 생각하는 인도랑은 크게 다르다

이 똥버스 타고 판공호수로 감ㅋㅋㅋㅋㅋ
매주 수요일 아침 8시 반 출발인가 그랬고
돌아올 때도 저 버스를 다음날 아침 8시 반에 타면 됨
늦잠자다 못탔다?
그건 알빠 아님ㅋㅋㅋㅋㅋ 알아서 오셈ㅋㅋ

판공 호수로 가는 길
도로 공사 중이어서 인부들 쉬는 시간 도래할 때까지 버스 멈춤
다들 공사하는거 구경하다가 담배피다가 허리도 피고 그랬다

도착 풍경 지림
호수 건너편 오른쪽은 중국 땅인가 그럴거임

일본인 타코야키 아재
오타니는 동정일거다 라고 확신하셨지만
응~ 아니야~

여기가 판공 호수
물 맛은 살짝 짜다
그리고 조금만 걸어도 헉헉 댐

마지막 게하 사람들
한국인 두 명은 와꾸 지워줌

저 둘이랑 옆에 노란머리 일본인 누나, 타코야키 아재, 그 사리에 장발 일본인 아재까지 6명이서 텐트치고 놀고 돌아와서 맥주먹다가 사람들 모인거임 ㅇㅇ
참고로 왼쪽 주석머리 아저씨가 일본인 누나한테 계속 집적대서 누나 저쪽으로 피한거임ㅋㅋㅋㅋㅋㅋㅋ
암튼 게스트하우스 여행하다보면 이런 낭만이 지림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거
하 쉬벌 또 가고싶다

ps. 레에서 델리로 탈출할 때는 속 시원하게 비행기 탐
비행기타는게 버스타는거보다 더 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서 고생하고 싶다면 버스타십셔
그리고 델리 오자마자 고산병 증세 바로 없어지더라

그리고... 이런 경험 한 번 더 겪어도 되니까 이글스 잘해줘...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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