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한국행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2R 4G
한국물가정보, 바둑메카의정부에 3-2 승리

(한게임바둑=한창규 기자) 한국기사가 일정이 겹치는 자국 리그를 빠지고 중국리그에 출전한 경우는 더러 보아 왔지만 그 반대인 경우는 없었다. 일찍이 2001년부터 용병제를 시행한 중국리그에 비해 한국리그는 이번이 용병을 받아들인 원년인 차이도 있다.

중국리그 소속팀 경기 대신에 한국행을 택한 중국 용병이 처음 나왔다. 양카이원 9단이 발등에 불이 떨어져 있는 바둑메카의정부의 장고판 주자로 이름을 올렸다.

양카이원 9단은 24일 저녁에 열린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한승주 9단을 꺾었다. 한국리그 출전으로 다음 날 포스트시즌 3ㆍ4위전을 치르는 중국리그 소속팀 오더에서는 제외됐다.

한국물가정보의 2지명을 맡고 있는 한승주 9단은 랭킹 9위의 강자다. 사흘 전 춘란배 16강전에서 신진서 9단을 꺾으며 이름을 크게 알린 양카이원 9단은 한국리그 데뷔 시즌에 3승2패를 기록 중이다.

중국에서 갑조리그, 춘란배, 갑조리그를 연이어 치르고 한국으로 건너온 강행군 속에서 양카이원 9단은 분전했으나 팀 승리는 한국물가정보가 챙겼다. 에이스결정전 끝에 2패 후 3연승으로 승점 2점을 가져갔다.

1지명 강동윤 9단이 하룻밤 2승으로 팀을 살렸다. 정규 오더에서 이원영 9단을 꺾은 데 이어 휴식 없이 또 한 번 등판한 에이스결정전에서 김명훈 9단을 꺾었다.

양카이원 9단의 준비된 세리머니. 지난달에는 월간 세리머니 2위를 차지했다. 종국 후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양카이원 9단은 내년에도 한국리그에 참가하고 싶다는 의사도 표했다.

"두 번째 판은 거의 진 바둑인데 뜻밖에 승리해서 상대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팀에 도움이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는 강동윤 9단의 국후 인터뷰. "개인적으로 1ㆍ2국 두고 나서 에이스결정전에 나가는 것보다 이렇게 연달아 두는 것이 마음이 편해서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2라운드까지의 순위는 원익, 울산고려아연, 한국물가정보, 수려한합쳔, 마한의심장 영암, 바둑메카의정부, 정관장천녹, 킥스로 정렬됐다. 1~4위는 11라운드 종료 시점과 변함이 없다. 다만 1-2위 간 점수차가 좁혀졌다.

개인 다승에서는 변상일 9단이 11승5패로 선두에 나섰다. 줄곧 선두를 달려 왔던 신진서 9단은 두 경기 연속 결장하면서 10승1패에 머물렀다. 그 뒤로 신민준 9단이 9승5패, 강동윤 9단이 9승7패.

총 5명이 참가하고 있는 용병은 합산 전적 13승6패를 기록하고 있다. 68.4%의 승률이다. 랴오위안허 9단이 5승, 양카이원 9단과 당이페이 9단이 3승2패, 구쯔하오 9단과 쉬하오훙 9단이 1승1패.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오를 네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다가오는 목요일부터 13라운드를 순차적으로 벌인다. 대진은 마한의심장 영암-울산고려아연(28일), 수려한합천-원익(29일), 한국물가정보-킥스(30일), 정관장천녹-바둑메카의정부(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