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고통의지옥은이제안녕…150㎞되찾은김종국최고기대주,준비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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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하나 던지는 순간부터 지옥의 시작이었죠"
KIA 우완 필승조 일원이자, 2021년 34홀드를 기록했던 장현식(29‧KIA)은 2022년 후반기가 '지옥'이었다고 떠올린다. 힘들어서 그런 게 아니었다. 팔꿈치에 돌아다니는 뼛조각 때문이었다. 공 하나를 던지면 그때부터 통증이 시작돼 멈추질 않았다. 경기 내내 그 통증을 안고 싸워야 했다.
장현식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통증에서 벗어나려면 그냥 투구를 포기하는 방법이 있었다. 선수 경력을 생각해도 그게 나은 선택지였을지 모른다. 아니면 참고 던져야 했다. 장현식은 두 번째를 선택했다. 다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자신만 빠질 수는 없었다. 장현식은 "가을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냥 참고 던졌다"고 설명했다.
결국 시즌이 끝난 뒤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지옥으로 초대한 그 뼛조각을 빼야 했다.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서저리)과 같이 오랜 재활을 필요로 하는 수술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여파는 있었다. "수술을 후회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걸리는 느낌이 없어서 너무 좋다"고 말하는 장현식은 최대한 천천히, 최대한 완벽하게 재활을 하려고 했다. 그럼에도 좀처럼 컨디션이 돌아오지 않았다.
개막전 출전이 불발된 장현식은 4월 말 1군에 복귀했다. 하지만 좀처럼 자기 구위가 나오지 않았다. 여기에 커맨드까지 흔들렸다. 장현식은 그 이유를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장현식은 "수술 후 통증은 많이 괜찮아졌다. 그런데 회복하는 데 그래도 1년 정도는 걸리는 것 같더라"면서 "한 경기 던지는 것은 괜찮았다. 회복이 문제였다. 연투라든지 이런 부분에서 회복이 확실히 더디다는 게 느껴졌다. 회복이 안 되면 100\% 공을 던지지 못한다. 그런 상황에서 100\% 공을 찾고 싶어서 많은 연습을 했고, 하다 보니 밸런스가 무너졌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후반기부터는 어느 정도 감을 돌아왔고, 그런 긍정적인 느낌 속에서 시즌을 마쳤다는 이야기다. 실제 장현식의 구속이나 회전 수 등 트래킹 데이터는 후반기부터는 예년 수치를 되찾았다. 장현식도 "서재응 곽정철 코치님의 도움을 많이 받아서 후반기 끝날 때쯤은 회복을 했던 것 같다"면서 "마지막에 괜찮은 느낌이 있었다. 확실히 올해는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끝을 맺었던 것 같다"고 긍정적인 면을 짚었다.
이제 팔은 아프지 않다. 이제 나머지를 채워야 한다. 비시즌 동안 결혼을 한 장현식은 신혼의 단잠을 박차고 일어나 훈련에 매진 중이다. 이미 12월에는 일본 도토리의 한 트레이닝센터를 찾아가 유연성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요즘에는 홈구장인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 거의 매일 나와 훈련을 한다. 그 덕에 감량도 많이 했고, 벌써 공을 던질 수 있는 채비를 다 마쳤다. 다른 투수들에 비해 빠르다. 곧 다시 일본으로 출국해 트레이닝센터에서 공을 던진 뒤 귀국하고, 2월 시작될 캔버라 캠프에서는 시작부터 많은 공을 던질 생각이다. 착착 진행 중이다.
장현식은 캔버라 캠프에서 불펜 한 턴에 100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꼭 100구까지는 아니어도 최대한 많은 공을 던지겠다는 구상이다. 불펜 투수들의 한 경기 투구 수는 보통 30구를 넘지 않는다. 누구는 무리라고도 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왜 그런 목표를 세운 것일까. 일단 몸은 착실하게 만들었으니 감각을 완벽하게 찾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장현식은 "걸리는 것 없게 몸은 만들어놓은 것 같다. 현재 피칭 직전까지 몸이 됐다. 공도 많이 던질 준비가 되어 있고, 최대한 많은 공을 던져서 공을 던지는 감각을 다 쌓은 뒤 개막에 들어가려고 준비한다"면서 "선발 투수들이 준비하듯이 공을 많이 던져서 감각을 몸이 기억하게 해야 시즌에 들어가서 연투를 하든 어떻게 하든 몸이 편하고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종국 KIA 감독은 장현식에 대한 기대가 크다. 좌완에 비해 현재 우완 불펜 투수가 다소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 빠른 우완이 부족하다고 본다. 여기서 가장 주목하는 선수가 바로 장현식이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도 기대를 걸고 있지만, 그래도 장현식은 이미 자기 기량을 보여준 선수다. 2021년 34홀드, 2022년 19홀드를 기록한 확고부동한 필승조다. 뼛조각 제거 수술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난 만큼 지난해보다 훨씬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믿고 있다.
장현식도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너무나도 명확하게 잘 알고 있다. 장현식은 "등판 상황을 쭉 돌아보면 '확실히 힘이 필요한 상황에서 많이 나갔구나'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더 확실하게 해놓는 게 중요하다. 예전 구위를 되찾아야 한다"면서 "이제 팔도 안 아프고 걸리는 것도 없다. 다시 되찾는 게 중요하다. 딱히 각오보다는 많이 노력한 만큼 결과는 나온다고 생각한다. 연습과 자신감이 합쳐지면 좋은 성적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든 선수들이 높은 순위를 원하고 있으니 거기에 한 몫을 거들었으면 좋겠다는 각오"라며 2024년을 조준했다. 부지런했던 겨울의 일과 속에 준비도 이제 다 끝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