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어디로쳐야하지"…답답했던두산김재환,슬럼프극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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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즌에 홈런 44개를 때려낼 정도로 파괴력 넘치는 장타를 뽐냈던 두산 베어스 김재환(36)은 지난 2년 동안 홈런 33개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타격의 정교함마저 떨어지며 지난해 타율이 0.220까지 추락했다.
길어지는 슬럼프를 탈출하기 위해 김재환은 시즌이 끝나자마자 훈련에 돌입했다. 올겨울 그가 흘린 땀방울이 부활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이목을 끈다.
2008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외야수 김재환은 2016시즌 타율 0.325 37홈런 124타점을 기록하며 기량을 꽃 피웠다. 2018년까지 3년 연속 35홈런·110타점 이상을 작성하면서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우뚝 섰고, 2018시즌에는 타율 0.334 44홈런 133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최우수선수와 홈런왕에 등극했다.
그러나 꾸준함이 뒷받침되지 않았다. 홈런 숫자가 2019년 15개로 줄었고, 2022년에는 23개의 아치를 그렸으나 타율이 0.248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김재환의 존재감이 완전히 사라졌다. 타율 0.220 10홈런 46타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시즌을 마감했다.
아쉬움을 삼킨 김재환은 시즌 뒤 바쁜 겨울을 보냈다. 팀 마무리 캠프에 참가한 뒤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운영하는 야구 아카데미에서 훈련을 받기 위해 미국을 다녀왔다.
최근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재환은 "감독님께서 훈련에 많은 시간을 쏟으셨고 열정적으로 알려주셔서 감사했다. 훈련량을 떠나서 내용이 있는 연습이었다. 감독님과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연습 내용이 너무 좋았다"며 "미국에서는 잘 배우고 돌아왔다. 성과는 시즌이 시작되면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로 당겨 치는 타격을 하는 좌타자 김재환이 타석에 서면 1루와 2루 주변에 내야수들이 자리를 지켰다. 김재환을 봉쇄하기 위해 상대 팀이 가동한 수비 시프트(야수의 수비를 미리 옮기는 전략)다.
수비 시프트로 인한 답답한 마음은 컸다. 김재환은 "잠실에서 타석에 서면 '공을 어디로 쳐야 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공간이 보이지 않는 느낌이었다. 공이 외야로 가면 담장 앞에서 잡힐 것 같았고, 짧은 타구를 날려도 내야를 넘기지 못할 것 같았다. 이런 안 좋은 생각들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나름대로 변화를 시도했는데 오히려 안 좋았다. 밀어 쳐서 안타가 나와도 내 밸런스가 이상해지는 경우가 많았고, 좋지 않은 타격 폼이 몸에 익숙해질 수도 있다. 짧게도 쳐보고, 좌측으로도 타구를 날리려고 하다 보니 오히려 나의 장점들이 사라진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수비 시프트로 큰 손해를 입었지만, 올 시즌부터 걱정을 덜게 됐다. KBO리그는 올해부터 수비 시프트를 제한한다. 이는 김재환에게 분명한 호재다.
희소식을 접한 김재환은 "올해 바뀌는 부분들이 기대된다.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좋지 않았던 생각들도 바꾸려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