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다시 겨울로 돌아왔다
이 모든 올해의 시간이 사진 속에 담겨 있다. 집에 있던 아빠가 예전에 찍어둔 필름 사진들을 살펴보니, 그 시절의 아빠의 시간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디지털 사진처럼 가상의 데이터가 아니라, 필름이라는 실물로 존재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 아닐까? 필름에는 단순히 그 시절의 빛만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 자체가 깃들어 있기에 필름 사진을 쉽게 놓을 수 없는 것 같다.
모든 것이 변해도 과거는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많은 사진을 찍고 싶어졌다. 나를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사진 속에 내가 찍히지 않더라도, 내 사진이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을 찍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