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프랑스의 베르토라는 지역에는
아주 큰 우산소나무 하나가 우뚝 있었다.
당시(1900년대)에 추측하기로는
350~400살 정도 되는 오래된 나무다.
오! 이렇게 아름다운 나무가 있었다니..!
비록 교통에 방해된다고 나뭇가지를 하나 자른 흔적이 있었지만,
거목의 특성상 매우 웅장한 느낌을 주는 데다가
주변에 딱히 높은 게 아무것도 없어서
그 웅장함이 더욱 빛나고 있군..
지역 토박이들과 나그네들은 이 나무를 랜드마크로 생각했고,
프랑스 정부도 1911년 이 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것을 고려한다.
(와 개간지노)
당시 촉망받는 화가이자,
이후 점묘화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폴 시냐크도
1909년 이 나무를 만난 후 깊은 감명을 받는다.
화가가 감명을 받으면 뭘 하겠는가?
당얀히 그림을 그리겠지?
당시 점묘화의 거장답게, 시냐크는 여러 색을 섞어
마치 불타오르는 듯한 나무의 생동감을 표현했고,
시냐크의 유명세에 힘입어
이 나무는 여러 광고, 잡지, 책, 판화, 그림에 실리는 등
전국적인 유명세를 얻기 시작한다.
(바로 고고!)
문제는 그 인기가 좀 심하게 좋아서
전국에서 실물을 보려고 사람이 몰려왔단 것이다.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나무는 작은 시골 마을을 이어주는 길 옆에 있는데...
차라리 사람들만 모이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하필이면 자동차의 대량생산과 막 시기가 겹쳤기에
프랑스 전국에서 사람들이 우글우글 몰려들어
나무를 둘러싸고 자동차에 탄 채로 구경하느라
지반 침하가 일어날 정도가 되었다.
(어어 그만와라)
결국 땅이 천천히 꺼짐에 따라
땅 속의 뿌리까지 같이 눌려버려
천천히 숨이 막혀가던 나무는,
천천히, 천천히 죽어가다가
1924년 공식적으로 긴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쩝..)
400년이나 한 자리를 지켜온 나무를 질식시킨 것은,
전쟁도, 화마도 아닌 한 화가의 멋진 그림과
인간의 악의 없는 어리석음뿐이었던 것이다.
(나무가 죽은 이유는 다를 수 있겠지만 당시에는 저래 생각했다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