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은 본래 일본에서 태어나서
학창시절은 일본에서 지냈던 사람인 만큼
한국어가 그다지 능숙하지 못했는데
채널 A가 신동빈의 어눌한 한국어를 소리나는 그대로 자막에 실어버렸어
비록 신동빈의 한국어가 어눌할지라도
불혹의 나이에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늦게나마 한국어를 배워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렇게 채널 A가 대놓고 희화화 한 건 선을 넘은 거였지
그래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중징계 처분을 내렸었어
아무튼 그 정도로 신동빈 회장의 한국어 실력이 좀 많이 어눌했지만
형인 신동주가 한국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 거에 비하면
늦은 나이에라도 한국어를 배워서 의사소통을 해보려는 점이 호감으로 작용했던 데다가
신동빈 시절에 롯데 그룹 매출이 두 배로 늘린 점에서
경영권 분쟁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지지했지
게다가 그가 처음으로 경영 커리어를 쌓았던 게 롯데 케미칼이었던 만큼
화학 산업 사이클을 잘 알고 있어서
마치 삼성이 반도체 불황기마다 치킨게임으로 이득을 봤듯
롯데 케미칼도 2010년대 중반 저유가 시절 대대적인 설비 투자를 하여
2010년대 중후반에는 롯데 케미칼 하나의
연간 영업이익이 3조에 육박했을 정도라
어눌한 한국어로 자막 희롱을 당했을지언정
내수 위주의 롯데 그룹을 대대적으로 정비하여 성장시킨
그런 훌륭한 경영인으로 인식이 변하고 있었어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었으면 참 좋았겠지만
슬프게도 현재 상황은 그다지 좋은 상황이 아니야
2020년대에 접어들면서 신동빈 회장에게는 불행하게도
기존까지 먹혔던 패러다임들이 죄다 다 무너져버렸거든
롯데 케미칼의 경우 기존까지는 저유가 시절만 버티면
고유가 시절에 호황을 누릴 수 있었었지만
중동 국가들이 원유 생산국이라는 이점을 살려서
대대적인 화학 플랜트 투자를 벌였던 데다가
기존까지 한국에서 화학제품을 수입해 쓰던 중국도
대대적인 투자로 세계 최대 규모의 설비를 갖추면서
롯데 케미칼의 공격적인 설비투자는
씁쓸하게도 자충수가 되어버렸어
그래서 다른 금호석유화학이나 LG화학처럼
고유가 시절 생산능력 확충보다는 고도화를 택한 업체들은
그래도 커다란 타격을 입지 않았던 반면
롯데 케미칼은 생산능력 확충에 주력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기에
중국과 중동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커다란 타격을 입고
결국 영업 실적이 적자로 전환되었지
그래서 이 과정에서 롯데 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고
결국 롯데그룹은 롯데 케미칼 문제를 수습하기 위해
롯데 타워를 담보로 거는 선택을 해야만 했어
게다가 롯데 그룹의 기존 캐시 카우였던 유통 부분도
쿠팡 등의 전자상거래 문화가 자리잡히면서
매년 실적이 줄어들고 경영 상태가 악화되었지
다른 기업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중국쪽 판로를 확보하는 승부수를 던지겠지만
문제는 롯데는 중국 정부로부터 찍힌 기업이라는 거야
당시 롯데그룹은 애국한다고
자신들의 성주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했는데
그 결과 중국 입장에서 롯데는 최우선 보복 대상이 되었고
중국에 있던 롯데 마트나 롯데 백화점 앞에선
시위대들이 롯데 제품들을 저렇게 때려부수는 시위를 벌였지
결국 롯데는 이러한 보복에 짓눌려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했고
이 과정에서 수조원의 손실을 보았어
앞으로도 롯데는 중국에서 사업하긴 힘들 거야
그리고 롯데도 과거처럼 매점 영업은 힘들다는 걸 인식하고
시류에 따라 전자상거래 진출을 위해 적극 노력했으나
정용진의 G마켓, 옥션 인수에 가려져서 그렇지
롯데도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참담한 상황이야
팍스 TV 같은 곳에서는 대놓고 점유율이 바닥이라고 평가했더라고
게다가 태생이 오프라인 영업에 익숙한 기업이다보니
온라인 시장의 트랜드를 잘 읽지 못하는 느낌이었어
예를 들어 일본의 메루카리 성공 사례에 자극받아서
중고나라를 상당한 금액을 주고 인수했지만
이득을 보았다는 말은 전해지지 않고
1조원 넘게 주고 인수한 하이마트의 경우
가전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시대가 되면서
매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여
현재 시가총액이 1000억여원에 불과할 정도야
현재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롯데지주는 고점 대비 80% 이상 하락한 상태이고
롯데 그룹의 미래로 평가받던
롯데 케미칼은 고점 대비 90% 가까이 빠진 상태며
롯데 그룹의 캐시카우인
롯데 쇼핑은 고점 대비 80% 이상 빠진 상황이라
롯데 그룹 주식을 가진 주주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상황이지
물론 아직 롯데 그룹에는
근본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제과나 아이스크림을 포괄하는 롯데웰푸드나
음료와 주류를 담당하는 롯데칠성음료가 남아있어서
일각의 시각과 달리 그룹이 어려움에 빠질 일은 없어보이지만
신동빈 입장에서는 롯데 그룹을 어떻게 경영해야 할지 심란할 거야
승부수였던 화학산업은 중국과 중동이 가격으로 밀어버리고 있고
유통은 전자상거래 패러다임에 적응하지 못했으며
큰 돈을 주고 투자한 중고나라나 하이마트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제과나 아이스크림, 음료, 주류는 화수분이긴 하지만 이익률이 낮으니까
아무튼 내가 걱정하건 말건 나보다 뛰어나신 분들이 경영을 하니
어떻게든 대책을 내놓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2010년대 중후반부터 경제 패러다임 자체가 변하면서
과거에는 효과적이었던 경영법이 통하지 않게 되니
이 시기 즈음에 경영자에 오른 기업 회장들이
대체적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느낌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