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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완벽주의자캡틴이채우지못한딱하나…한국시리즈컴플렉스,'청룡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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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깰 때가 됐다.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시기를 맞이했다고 스스로 자부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손아섭(36)는 ‘완벽주의자’로 불린다. 시즌 중에는 몸에 해로울 수 있는 행동은 일절 하지 않는다. 술, 담배와 탄산음료를 멀리하는 것은 기본으로 훈련을 할 때에도 무엇 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를 완벽하게 해소할 때까지 훈련을 멈추지 않는다. 

남부럽지 않고 누구에게 뒤쳐지지 않는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손아섭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아직 부족하다”일 정도다. 때로는 이러한 완벽주의적인 성격이 자신을 늪으로 빠뜨리게 하고 어느 하나에 옭아매는 부작용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하지만 쉽게 만족하지 않는 완벽주의자적인 성격은 손아섭을 리그 최고의 타격 기계로 만든 비결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손아섭의 개인 커리어는 화려하다. 이제는 리그 최고의 역사를 향해가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초 8년 연속 150안타 신기록을 세웠고 통산 4번째 최다안타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그리고 숙원과도 같았던 타격왕도 처음 차지했다. 현재 2416안타를 기록 중인 손아섭은 올 여름 즈음에는 박용택의 통산 최다안타(2504안타) 신기록 경신이 가능하다. 신기록까지는 단 89안타만 남아있다.

하지만 이런 개인 커리어도 손아섭의 완벽함을 채워줄 수 없다. 손아섭에게 딱 하나 없는 게 있다. 바로 한국시리즈 경험이다. 손아섭은 정규시즌 통산 1974경기에 출장했지만 단 한 번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강민호(삼성, 2233경기), 이대호(은퇴, 1971경기) 등 과거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선수들과 함께 한국시리즈 무경험 선수들 가운데 최장 경기 ‘톱3’를 형성하고 있다. 


2021시즌이 끝나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손아섭이 NC로 이적을 하게 된 배경에는 한국시리즈 우승이 있었다. 롯데는 당시 리빌딩 모드에 접어들고 있었다. 손아섭이 롯데에 남았더라도 언제 한국시리즈에 오를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포스트시즌도 힘들 수 있었다. 결국 손아섭은 우승반지를 찾아서 정든 고향인 부산을 떠나서 창원으로 넘어와야 했다. 


지난해 손아섭은 ‘에이징 커브’에 들어섰다는 세간의 우려를 말끔하게 씻어내고 타격왕으로 부활했다. 골든글러브까지 받으면서 30대 중후반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러나 개인의 명예와 달리 팀의 명예까지 따라주지 않았다.


주장을 맡으면서 부활의 시즌을 보냈고 10개 구단 중 가장 젊은 선수단을 이끌고 가을야구까지 올랐다. 꼴찌 후보라는 예상을 비웃듯이 NC는 손아섭을 필두로 상위권에 안착했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켰다.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경기,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3경기, KT와의 플레이오프 2경기를 내리 승리했다. 포스트시즌 6연승을 질주했다. 한국시리즈까지 단 1승만 남겨뒀다. 하지만 NC는 체력 저하를 이겨내지 못했다. 내리 3연패를 당하며 리버스스윕을 당했다.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좌절했고 손아섭은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 무대에 밟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

NC로 이적한 뒤, 손아섭은 한국시리즈 무대에 대한 ‘컴플렉스’를 꾸준히 밝혀왔다. 이제는 스스로도 지칠 법 하다. 그러나 지쳐 쓰러질 때까지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누비고 우승을 차지하는 꿈을 접지 않는다. 그는 “한국시리즈는 저에게 컴플렉스처럼 느껴지는 부분이다. 앞으로 은퇴하는 날까지 제가 꼭 이루고 싶은 게 한국시리즈와 우승이다”라면서 “만약 그렇게만 된다면, 나중에 제 인생을 돌아봤을 때 완벽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면서 한국시리즈에 대한 갈망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1988년 ‘황룡의 해’에 태어난 손아섭은 ‘청룡의 해’에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를 노린다. ‘용의 해’라는 취재진의 말에 그는 “용띠의 해라는 것을 알고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더라. 올해 잘 되려나 싶은 느낌도 든다. 그게 저에게는 굉장히 멘탈적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고 자신감을 준다”라고 웃으면서 “지난해는 한국시리즈에 못 갔으니까 올해 정말 좋은 기운을 가지고 마지막까지 야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라고 다짐했다.


강인권 감독의 신임을 받고 1년 더 주장직을 맡게 된 손아섭은 지난해 ‘부담은 선배들이 짊어질테니 후배들은 마음껏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라는 마인드로 선수단을 이끌었다. 젊은 선수들은 손아섭이 펼친 우산 아래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결국 모든 것이 시너지 효과로 나타나면서 NC는 지난 가을 기적의 행군을 완성할 뻔 했다. 

지난해 손아섭이 만든 문화를 올해는 더욱 공고히 하고 확실하게 정착시키는 게 손아섭의 목표다. 그는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주장으로서 첫 번째 목표였다. 물론 단체 생활이기 때문에 팀 내의 규칙이나 문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또 확실하고 좀 엄격하게 준수하지만 경기장에서 만큼은 정말 선후배가 없다고 생각을 하고 가지고 있는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일단 그런 부분들이 1차적으로 조금 많이 자리를 잡은 부분이 있는 것 같다”라면서 “올해도 이걸 이어가서 하나의 팀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게끔 유지를 하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손아섭이 만드는 NC의 문화가 최상의 결과를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과연 손아섭은 2024년 역시 주도적으로 시즌을 풀어가고 마지막에 주인공이 되어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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