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정한국신'한국역도,파리올림픽티켓5장확보…IWF월드컵11일폐막

2024 국제역도연맹(IWF) 월드컵 여자 최중량급 경기에서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한 박혜정(왼쪽에서 다섯 번째) 선수와 손영희 선수(〃네 번째)가 최성용 대한역도연맹(〃세 번째) 회장을 비롯해 선수들을 지도해온 스태프 및 연맹 임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대한역도연맹[데일리안 = 김태훈 기자] ‘2024 파리올림픽’ 출전을 꿈꾸는 한국 역도 대표 선수들의 마지막 관문이었던 ‘2024 국제역도연맹(IWF) 월드컵’이 11일 폐막한다.

IWF가 지정한 ‘파리올림픽 출전을 위해 꼭 참가해야 하는 필수 대회’인 IWF 월드컵. 지난달 31일 태국 푸껫에서 개막한 이번 대회에 파리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한국 역사(力士) 15명(남자 8·여자 7명)이 참가했다.

결과는 남자 3명, 여자 2명의 선수가 ‘파리행 티켓’을 잡았다.

파리올림픽에서 역도는 남자 5개 체급(61㎏, 73㎏급, 89㎏급, 102㎏급, 102㎏ 이상급)과 여자 5개 체급(49㎏급, 59㎏급, 71㎏급, 81㎏급, 81㎏이상급), 총 10개 체급 경기만 열린다. 지난 2021년 개최된 도쿄올림픽보다 4개 체급을 줄였다.

체급별 출전 선수는 전 세계 12명에 국가당 1명으로 묶였고, 여기에 국가별 총쿼터도 적용돼 남녀 각각 최대 3명, 최대 6장으로 출전권이 제한됐다.

대한역도연맹(회장 최성용)은 2024 IWF 월드컵을 통해 ‘올림픽 랭킹 포인트’ 산정이 끝나면 메달 획득 가능성 등을 심사해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6명을 결정한다.

박혜정 ⓒ 대한역도연맹한국 역도의 간판스타 박혜정(20·고양시청)이 10일 여자 최중량급에서 인상 130㎏, 용상 166㎏으로 합계 296㎏을 들었다. 대회 전체 2위, 한국 1위의 기록이다.

합계 296㎏은 지난해 5월 진주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이 세웠던 한국 기록 295㎏(인상 127㎏·용상 168㎏)에서 1㎏을 더 들어 올린 한국 신기록이다. 인상에서의 +3kg 약진이 인상적이다. 박혜정 자신의 인상 최고 기록 128㎏보다 2㎏을 더 들었고, 한국 타이기록이다.

고은화 대한역도연맹 홍보이사는 “박혜정은 대회 일주일 전 지병을 앓던 어머니께서 별세하는 큰일을 겪고도 차분히 장례를 치르고, 발인 다음 날 바로 태국으로 출국해 훈련과 경기에 전념했다. 모친상의 슬픔 속에서 이룬 한국 신기록의 쾌거에 위로와 격려의 소리가 컸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함께 출전한 손영희(30·제주도청)는 인상 122㎏, 용상 161㎏로 합계 283㎏을 들어 대회 ‘전체 3위’에 올랐다. 체급별 세계 12명 안에는 충분히 들지만, 체급당 국가별 1명 출전이라 안타깝게도 올림픽에는 갈 수 없다.

같은 날 10일, 김수현(29·부산광역시체육회)이 81㎏급 경기에서 인상 112㎏, 용상 144㎏, 합계 256㎏으로 합계 5위에 올랐다. 이로써 체급당 12명이 출전할 수 있는 올림픽 랭킹 포인트 세계 9위에 오르며 파리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당초 올림픽 출전이 낙관적으로 전망됐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여자 81㎏급에서 먼저 경기를 치른 김이슬(24·인천광역시청) 기세가 좋았다. 인상에서 115㎏을 든 데 이어 용상 140㎏을 더하며 합계 255㎏을 기록했다.

올림픽 출전권에 더해 ‘동 체급 국가당 1명’의 기준에 따라, 팀 동료를 넘어서기 위해 256㎏을 들어야 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김수현은 용상 1·2차 시기를 모두 실패했다.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3차 시기에 144㎏에 성공했고, 1㎏ 차이로 웃었다.

박주효(왼쪽에서 두 번째). ⓒ 대한역도연맹남자 역사 가운데 가장 먼저 파리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은 주인공은 남자 73㎏급 박주효(26·고양시청)였다.

박주효는 지난 4일 인상 150㎏, 용상 195㎏, 합계 345㎏을 들었다. 인상에서는 14위에 그쳤지만, 용상에서 개인 최고 기록인 195㎏을 들며 3위에 올랐다. 가장 중요한 합계에서 345㎏으로 5위를 차지했다.

합계 기록만으로 메달을 수여하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과 달리 IWF 월드컵에서는 인상, 용상, 합계 부문에 모두 메달이 걸렸고, 박주효는 남자 73㎏급 인상 3위로 개막 5일째 한국에 첫 메달을 안기는 주인공이 됐다.

이번 대회 전까지 파리올림픽 출전을 위한 랭킹 포인트 6위였던 박주효는 IWF 월드컵에서의 기록을 추가해 세계 5위로 올라섰다. 나라별로 같은 체급에 1명만 출전할 수 있는 가운데, 박주효보다 랭킹이 앞선 4명의 선수 중 2명이 인도네시아 국적이어서 실제 박주효의 랭킹은 ‘4위’다.

유동주(30·진안군청)는 지난 6일 IWF 월드컵 남자 89㎏급 경기에서 인상 166㎏, 용상 209㎏, 합계 375㎏을 들었다. 인상에서는 8위에 머물렀지만, 용상에서 5위에 오르며 합계에서도 5위를 차지했다.

2024 파리올림픽 출전을 위한 랭킹을 세계 17위에서 10위로 일곱 개 계단이나 끌어 올렸고, 3회 연속 올림픽 출전 자격을 갖췄다.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14위, 2021년 도쿄에서 8위의 성적을 올렸던 유동주는 2024 파리올림픽 무대에도 서게 됐다.

지난 8일에는 장연학(27·아산시청)의 경기가 있었다. IWF 월드컵 남자 102㎏급 경기에서 인상 175㎏을 든 뒤 용상을 포기했다. 합계 기록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장연학은 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2023 세계역도선수권대회 남자 102㎏급 경기에서 장연학은 합계 399㎏(인상 182㎏·용상 217㎏)을 들어 2위에 올랐고, 이때 이미 올림픽 출전을 위한 해당 체급 랭킹 6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파리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눈앞에 눈 상태였다.

결과적으로, 장연학에게 IWF 월드컵 참가는 IWF가 지정한 ‘파리올림픽 출전을 위해 꼭 참가해야 하는 필수 대회’의 자격을 완성하는 대회가 됐다.

한편, 원종범(27·강원도청)이 지난 7일 IWF 월드컵 남자 96㎏급에서 인상 170㎏, 용상 219㎏, 합계 389㎏을 들어 우승했다.

용상 219㎏은 한국 신기록이다. IWF는 지난 2018년 11월 열린 세계역도선수권대회부터 새로운 체급 체계를 만들고 세계기준기록을 발표했다. 대한역도연맹도 한국기준기록표를 만들고, 한국 남자 96㎏급 용상 기준기록을 218㎏으로 정했다. 5년여 시간 동안 누구도 도달하지 못한 한국 기준기록을 원종범이 이번 대회에서 1㎏ 넘어섰다.

남자 96㎏급은 파리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니어서, 이날 원종범의 우승은 파리올림픽 출전권과는 무관하다.

최성용 대한역도연맹 회장은 “국가대표팀 지도자들과 함께 선수들을 물심양면 전폭적으로 지원해 올여름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역도 선수들의 승전보를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해 파리에서 열리는 제33회 올림픽은 오는 7월 26일 개막해 8월 11일 폐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