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마무리 김택연 "블론세이브·볼넷 줄이고, 부담은 견뎌야"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택연(19·두산 베어스)은 자신의 프로야구 두 번째 시즌을 '마무리 투수'로 시작한다.
지난해 김택연은 6월부터 두산의 마무리로 뛰었고 3승 2패, 19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08을 올리며 최우수신인에 뽑혔다.
많은 팬이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과 두둑한 배짱으로 무장한 김택연이 '풀타임 마무리'로 뛰면 몇 세이브를 올릴지 궁금해한다.
하지만, 김택연의 목표는 '세이브 수'가 아닌 블론세이브(구원 실패)와 볼넷을 줄이는 것이다.
호주, 일본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4일 귀국한 김택연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다치지 않고, 한 시즌을 잘 치르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운을 뗀 뒤 "블론세이브를 줄이고, 볼넷 비율을 낮추는 걸 다음 목표로 정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김택연은 6개의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볼넷은 9이닝당 4.29개였다.
많은 팬이 김택연이 반짝반짝 빛난 순간을 기억하지만, 김택연은 '부족했던 점'을 먼저 들여다봤다.
김택연은 "세이브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날리지 않아야 한다. 한 점 차 상황에 등판했을 때 볼넷을 내주면 팀을 불안하게 할 수 있다"며 "올해에는 불론세이브도, 볼넷도 줄이고 싶다"고 밝혔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도 세웠다.
김택연은 "스프링캠프 기간에 좌타자를 상대할 방법을 연구했다"며 "좌타자를 상대로 맞아도 보고, 잡아도 봐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시범경기에서 실험해보고, 정규시즌에서도 계속 가다듬겠다"고 했다.
지난해 김택연은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로 던졌다.
직구 구사율은 74.8%, 슬라이더는 18.4%였다.
체인지업과 커브는 아주 가끔 섞었다.
좌타자 바깥쪽으로 흐르는 변화구를 거의 던지지 않았던 김택연은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259로,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0.177보다 높았다.
체인지업, 스플리터로 좌타자 바깥쪽을 공략하거나, 직구와 슬라이더로 몸쪽을 찌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좌타자 상대를 연구 중이다.
김택연은 "좌타자를 상대할 무기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며 "체인지업, 스플리터를 활용한 전통적인 방법도 있고, 몸쪽 공략을 하는 적극적인 방법도 있다"며 "같은 구종을 다르게 활용하는 방법도 있으니, 기회가 될 때 여러 방법을 실험해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김택연은 KBO리그 정규시즌 60경기에서 65이닝을 던졌고, 퓨처스(2군)리그에서도 3경기 3이닝을 소화했다. kt wiz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1경기에 등판해 2⅓이닝을 던졌다.
11월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도 출전했다.
처음 프로 무대를 밟은 김택연에게 부담스러운 일정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김택연은 여러 차례 "팀에서 철저하게 관리해줬다. 몸에 이상은 없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테스트에서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래도 두산은 스프링캠프에서 김택연이 공을 잡는 시점을 늦춰, 팔을 보호했다.
아직 경기 감각을 완전히 끌어올리지 않았는데도 김택연은 캠프 평가전에서 3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김택연은 "기술 훈련을 조금 늦게 시작해서 캠프 초반에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지금은 몸이 많이 올라왔다"며 "구속은 시간이 지나면 더 올라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여전히 마무리는 부담스러운 자리지만, 김택연은 부담도 기꺼이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는 "마무리 투수로 시작하니, 작년보다 부담을 더 느낀다"며 "팀 승리를 지켜내야 하는 자리니까, 그 부담감도 잘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구위만큼이나 묵직한 각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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