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前두산-롯데’윤명준,동의대투수코치로새출발…“배우는자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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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을 포함하면 20년 넘게 지킨 마운드를 떠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준비해왔던 은퇴 결심이 굳어졌다.
최근 현역 유니폼을 벗기로 결정한 윤명준(35)이 지도자로 새롭게 출발한다. 대학야구의 강호로 떠오른 동의대의 투수코치로 부임해 후배들에게 그간의 경험을 전수하기로 했다.
윤명준은 7일 전화통화에서 “은퇴 결심은 조금씩 하고 있었다. 갈수록 야구선수로서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느꼈고, 1군에서 설 자리도 잃으면서 마음의 준비를 했다. 마지막 결심은 지난해 마지막 등판을 끝내고 내렸다”고 했다.
오른손 투수인 윤명준은 2012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았다. 시속 150㎞의 강속구는 던지지 못했지만, 안정적인 제구와 낙차 큰 커브가 높은 평가를 받아 1라운드 전체 6순위라는 높은 순번으로 두산맨이 됐다.
당시 김진욱 감독이 이끌던 두산에서 윤명준은 쏠쏠한 불펜 요원으로 활약했다. 데뷔 이듬해인 2013년 34경기에서 45이닝을 던지며 1군 적응을 마쳤고, 2014년에는 16홀드를 거뒀다.
윤명준은 빠른 볼로 타자를 제압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대신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르는 제구력과 준수한 땅볼 유도 능력으로 두산의 허리를 책임졌다. 두산이 2001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은 2015년에는 6세이브 7홀드를 기록했고, 이듬해 통합우승을 달성할 때에는 11홀드로 활약했다. 또, 2017~2018년 상무에서 병역의 의무를 마친 뒤 돌아온 2019년에는 14홀드로 건재함을 뽐냈다. 이때 두산은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를 모두 제패했다.
윤명준은 “2019년은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빛난 순간이 아닐까 한다. 특히 NC 다이노스와의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는 여전히 기억이 생생하다. 나도 1이닝을 던졌지만, 무엇보다 친구인 박세혁이 끝내기 안타를 터뜨려 우승을 확정해 정말 기뻤다”고 웃었다.
그러나 윤명준의 야구 인생은 2019년을 기점으로 잘 풀리지 않았다. 갈수록 강속구 투수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140㎞대 초반의 공으로는 1군 마운드에서 버티기가 쉽지 않았다.
2020년 7홀드를 기록한 윤명준은 이듬해 1홀드로 침묵했고, 2022년에는 어깨 부상까지 겹쳐 20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8.46으로 부진했다. 결국 이때 시즌이 끝난 뒤 두산에서 방출됐고, 테스트를 거쳐 롯데 자이언츠로 둥지를 옮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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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준은 “데뷔했던 친정팀에서 야구 인생을 잘 마무리하고 싶었지만, 내가 부족해 뜻대로 되지 못했다. 대신 나를 받아준 롯데를 위해 정말 열심히 던지고 싶었다”고 했다.
이를 악물고 지난 시즌을 맞이한 윤명준은 함께 유니폼을 갈아입은 김상수, 신정락 등과 함께 불펜에서 중용됐다. 그러나 7월 이후 전력에서 사실상 배제되며 다시 위기로 몰렸고, 결국 지난해 10월 방출 통보를 받았다.
프로야구 통산 410경기 28승 14패 15세이브 68홀드 평균자책점 4.52의 성적을 남긴 윤명준은 “현역 연장 의지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선수 시절 내내 최선을 다한 만큼 후회는 없었다. 물론 500경기 출장 목표가 있었지만, 여기서 멈추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현역 유니폼을 벗은 윤명준은 지도자로 새롭게 출발한다. 최근 동의대로부터 제의를 받아 마운드를 맡기로 했다. 정보명 감독이 이끄는 동의대는 최근 몇 년간 계속해 좋은 성적을 내는 대학야구의 강호다.
윤명준은 “지난달부터 동의대로 출근해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 정보명 감독님으로부터 많이 배우고 있다”면서 “지도자가 가져야 할 덕목 중 하나는 신념이라고 생각한다. 올바른 신념을 세울 수 있도록 늘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다. 또, 선수들과 수평적인 관계로 대화할 수 있는 지도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